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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볼일 없는

          얼마 전 152년만의 사건이라고 해서, 루나 이클립스를, 새벽 추위에 떨며 지켜보았다. 보고 있는 내내, 그 백 오십여 년 전에, 이 수퍼 블루 블러드 문을 본 이가, 여기, 지금, 현재,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무상하였다. 무상처럼 슬픈 단어가 내겐 없다. 그리고  무상처럼 편안함을 주는 말을 알지 못한다. 무상처럼 사무치는 말 또한 내겐 없으며, 꽃이 지고, 다시 피고, 그 무상함처럼 아름다운 말도 내겐 없다. 수퍼 블루 블러드 문이라니. 무슨 공상만화 제목 같기도 한 기이한 현상이, 그러니까 해와 지구와 달이 일직선상에 놓이는 일이, 참으로 쉽게 보기 힘든, 특별한 현상이라는데, 백년 만이거나 온 세상이 떠들썩하거나 간에, 뭐 한 시간여만에 끝났다. 무상하니까. 만고불변의 진리는 이 무상뿐이다. 완벽해 보이는 진리조차도 때론 세태에 따라 변하니까. 별도 달도 그렇다. 저 수퍼 블루 블러드 문이 뜰 거라고 말한 세상 사람들, 고도의 첨단 지식과 기술을 가진 그들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왜 지구라는 이 별은 왜 태양과 달과 그렇게, 왜 백오십년 만에 그렇게, 왜 일직선상으로 그렇게, 정열, 하기로 하였냐는 거다. 왜? 백오십년만이든, 삼십오년만이든, 왜! 그런 현상이 오늘 생길 거야, 말고, 왜?를. 여러분은 그 답을 아시는지? 전해오는 선가의 재밌는 일화가 있다. 좀 안다고 거들먹거리는 이가 있었는데 그 앞에 웬 중이 지나간다. 행색도 남루하여 도라곤 한 개도 없어 보인다. 그 학자, 평소 중들이 아는 소리 하던 게 아주 싫던 차, 잘 만났다 싶어 지 딴엔 저 중놈에겐 어려울 거라 믿고 기세 좋게 던진다. 이보소, 중, 우주가 생긴 지 얼마나 되었는가? 중이 그 거들먹 자세에 기도 안차 그냥 가려다가, 거듭 묻는 통에, 귀찮아 상대를 해준다. 당신이 잘 아는가본데 먼저 일러보소. 거들먹 학자가 의기양양 대답하기를, 삼십육년이 되었소, 한다. 거들먹 치고는 그 정도 생각을 낸것도 기특하다 싶어, 중이 한 수 이른다. 우주 생긴 지는 이제 오분이 되었소, 하니. 거들먹이 입을 다물었다는 얘기다. 이 글을 읽는 이는 나름 불자일 테니 이 도리쯤은 이미 아시리라. 당신이 끌어 오지 않으면 이 우주는 없다. 당신이 있다. 여기는 세상, 모든 만물 또한 마찬가지다. 당신의 선택으로, 당신이 뭉쳐놓은 세상이 어떤 모양이든, 그게 당신의 세상 전부다. 거기서 밖에 못산다. 그런데 늘 내것 아닌 바깥 세상에 흔들리며 산다. 내가 만든 우주에서 내가 주인되어 살지 못하고. 그래서 남의 법에 따라 울고 웃으며, 그래서 괴로우며. 이 도리를 알자는 것이 부처님의 뜻이다. 한 마음 깨달아 자유자재로 사는 것. 세상의 평가에 웃고 우는 게 아니라 내 뜻대로 울고 웃으며 사는 것. 그치만 어떻게 그러냐고? 남들이 다 그러고 사는데 어떻게 안 하냐고? 이 중은 늘 이부분에서 막막해진다. 절벽을 뛰어내려 보지도 않고, 뛰어 내려 보면 죽을지 살 지 진정 모르면서, 뛰어내리면 알 것을, 뛰어내리면 안된다고 했다고! 남들이! 남들 안 된다는 걸 흔들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도다. 주체적으로, 주인공으로 당당히. 내가 남처럼 되려고 하는 것은 해와 달과 지구별이 하나가 되는 것만큼 어렵고도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수퍼 블루블러드 문처럼. 백년 만에 한번 얼추 비슷하게 만났다 싶어도, 그 거리 수억이며 비껴갈 뿐, 같아질 수 없다. 왜, 고유의 별이니까. 해는  해로 달은 달로 지구는 지구로 각각 고유의 몫으로 살아야 한다. 자전이고 공전이다. 같아지면 불타거나 충돌뿐이다. 인간사도 같다. 세상엔 나와 같은 별은 없다. 가까워지기 힘들고 가까워지기 까지 오랜 시간을 요구하며, 인연집산, 만났다가도 곧 사라진다. 무상하여 소중하고 무상하여 애걸복걸할 일 없다. 그래서 이 생을, 저별과 가까워지자고, 별볼 새도 없이, 숨차게 달려갈 일도 아니다, 때로 멈추고, 왜?, 해보자. 왜 이렇게 숨차게 살고 있는지 비로서 내 안의 반짝이는 별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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