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시들어짐에 대하여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화사하게 피었던 왕벚꽃이 갈색으로 시들었다. 화무십일홍, 과연, 이다. 참으로 신비한 현상이다. 꽃이 지는 일. 그런데도 그 꽃이 왜 지는지 한 번도 묻는 이가 없다. 당연함, 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꽃이 피었다 시들어지는 건 당연한가? 지금 살아 있는 당신은 어떤가? 당연히, 때가 되면 시든다, 받아들이고 있는지. 이상하게도 그건 아님을 자주 목격한다. 지인들이 모두 자신의 늙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왜 그 당연함이 당신에게 만은 당연함이 아니길 바라는지, 진정 묻고 싶다. 동안, 노안이란 허무맹랑한 말에 일희일비하면서 시듦에 대한 당연한 수용이 없다. 늙어보니, 부처님께서 생로병사를 왜 고라 했는지 새로 알아졌다. 우리는 안다, 라고 하는 걸 많이 가지고 있지만, 암을 안다, 라고 해서 그 암에 걸려본 사람의 안다, 라는 것처럼 알고 있는 건 아니듯이, 실제로 몸으로 겪어보지 않는 앎은 그저 문자에 지나지 않음을, 새삼 알아 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주변 노인의 삶을 진정 걱정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누구나 시들어야 함을, 늙어야 함을, 그 당연한 현상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그게 자신의 일일 때는 모두가 무지해짐을 너무 많이 보기 때문이다. 주변에 늙어 병든 이들이 많다. 때로 그들을 찾는 일이 있는데, 내가 늙은 지금은 그들을 보고 있는 아픔이 전보다 더 하다. 늙음이나 병에 대한 연민이 아니다. 진정, 이 생로병사의 당연함을 어떻게 당연하다 여기게 하나, 그 막막함 때문이다. 꼭 알게 하고 싶다. 당연하다, 받아들이면 늙고 병든 삶이 보다 편안해짐을 알기 때문이다. 그들이 좀 더 마음 편안한 노년을 살길 바라는 맘에서 늙음과 늙으면 아프다, 는 당연함을 아시길 바라지만, 거의 모든 분들이 자신만은 아니라고 부정한다. 몸이 늙어 고장난건데 왜 여기저기 아픈지 모르겠다, 하시고 노쇠한 것을 병인 듯, 낫기를 바라신다. 진정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늙고 병듦은 꽃이 왜 지고 피는지의 문제다. 그걸 깨닫지 못하는 이상은, 그 자연 현상에 대해 애초에 의문을 갖고 관찰하고 통찰하고 사념치 않고는, 내 늙어감에 대해서 편히 바라볼 수 없다. 욕심을 버리고 보면, 늙음은 그저 무상의 연장선상의 일일 뿐, 특별한 일은 아니다. 그리고 꽃이 지지 않으면 그 자리에 열매가 없고 잎이 무성해질 수 없듯이 시들어져야 할 때는 그래야 한다. 나이 듦이 참 좋은 일이어야 한다. 그런데 나만은 안 된다는 그 생각이 고통을 만든다. 늙음 자체가 아니라, 그 생각이. 젊어 보인다는 말에 진심 좋아하는, 늙지 않으려는 그 생각이, 성형수술까지 하며 젊어보이려 애쓴다. 젊어 보이는 건 보이는, 거지 젊다, 는 아니다. 늙지 않는 자는 없다. 그래서 꽃이 왜 지는지, 알아야 한다. 그 답을 모르면, 그 해답을 내가 찾지 않으면 늙어 병듦은 고통뿐일 것이다. 오래 사는 거 하지 말란 게 아니다. 오래, 속에는 늙음이 있고, 늙음은 허물어지는 것,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다. 그러면 젊어 보이려기 보다 어떻게 아름답게 질까에 대해서, 방향 전환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비굴하게 젊어 보인다는 말을 구걸하지 않고, 깊게 파인 주름살을 보이며 파안대소 하는, 보기 좋게 늙은 노인이 될 것이다. ‘받아들임’을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 행복해지는 최고의 방법임을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설파하셨다. 당면한 현상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이다. 백세 시대라고 한다. 나는 이 뜻모를 말이 불편하다. 모두가 백세를 살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누군가 백세를 줄 것도 아니면서. 어쨌든, 백세 시대도 좋고 이백세라도 좋다. 오래 사는 거만큼, 늙은채 오래 존재해야 하는 삶에 대해서도 진정으로 함께 골몰했음 한다. 그리고 그 해답이 시급한 때다. 노년인구의 증가와 그에 따른 노년의 삶의 질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조사에 의하면 현대인류의 늘어난 수명은 사실은 거의 병석에서 지내는 시간이라 한다. 그 진실을 우린 안 보려하고 그저 오래,를 외친다. 어떻게 오래, 가 먼저다. 수많은 꽃이 수없이 피었다 지는 봄이다. 그걸 보라고 봄, 이다 생의 눈부신 탄생과 변화와 소멸을 보라고 봄.

Regular Service
Jijang, Gwaneum, Choharu service 
Baramil - The first Sunday of month 

Special Service
Buddha's Day, Baekjung, Dongji

Younghwazencenter
12181 Jackson Rd. Sloughhouse, CA 95683
Tel:279-297-8659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