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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외

2026-01-29

          누군가가 거적대기로 싼 긴 뭉치를 가라지 앞에 던져놓는 꿈을 꾸고 깬다. 오늘 인연 짓고 싶지 않은 누군가가 오겠구나, 한다. 과연 낯선 이가 찾아온다. 어딘가 불편해보이는 초로의 여자와 딸 나이쯤 되어보이는 동반자이다. 직감에 무언가 부탁하러 온 거 같다. 이젠 불교를 하러 오는 이와 스님을 이용하려 오는 이가 바로 구분이 된다. 초로의 여인은 그냥 보기에도 환자이다. 몸집도 부어 있고 거동도 지팡이에 의지할 정도로 어려워 보인다. 우려되는 것은 눈도 흐리고 멍한 표정에, 정신이 나가있는 모양새이다. 이상하게도 이곳엔 현실을 벗어나 있는 듯한 이들이 많다. 찾아온 용건을 묻는다. 남편이 얼마전 죽었고 혼자 큰 집에서 지내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데 아무도 없어 밤에 혼자 무섭다, 그의 자식들이 아버지 죽은 탓을 자기한테 한다, 집을 뺏어갈 작정인지 전에 없이 자주 오며, 본인을 무서운 태도로 대하는 것이, 해코지 할것 같은 생각이 든다...그래서 용건이? 하자, 옆의 동반자가 말한다. 그래서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있을시를 대비해서 재산 정리를 하고 있는데, 그 후견인 자리에 스님 이름을 올리고 싶다, 상속 같은 실질적인 것엔 아무 법적인 효력 같은 건 없다, 상징 같은 거다, 한다. 동반자는 알고보니 딸이 아니고 변호사다. 나는 미국 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모르는 것에 이름 올리는 건 부적절하다 여긴다, 해준다. 여인은 자기가 재산이 많고, 상가에 건물도 하나 있으며, 자기가 힘이 없어지니, 모두가 돈을 노리고 해치려는 것 같다, 실지로 뒤에서 밀어서 죽을 뻔도 했다...사실이라면 정말 무서운 이야기를 줄줄 한다. 나는 집안 정리나 이사 같은, 힘쓰는 일은 도와줄 수도 있다, 필요할 때 같이 있어줄 이도 있을지 물어보겠다 한다. 앞세운 말이 뭐든, 갑자기 찾아온 용건은, 짐작컨데, 절이라는 어떤 공간이 그이가 의심하는 자들을 향한 보초가 되어 달라는 거 같다. 뭔가 줄 것처럼 뉴앙스를 걸어놓고, 받을 걸 받아내려는 건, 이런 방문자의 메뉴얼 같은 거다. 중한테 이런 딜은 실상 아무 효력도 없는데, 그리 여기는 건 그쪽 자유다. 망상은 혼자 사는 이들이 빠지기 쉬운 병이다. 설령 실지로 누가 해치려 시도했다 쳐도, 본인 마음이 온전하면 다 해결할 수 있다. 세상을 살다보면 어디에나 늘 적군과 아군이 있고, 때마다 잃든 얻든, 대처하며 사는 것이 삶이다. 망상은 다른 문제다. 증명할 수도 없고,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며, 정작 본인은 고립된 지옥에 살게 된다. 그 망상 지옥에 사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 이유를 이젠 안다. 믿고 의지할 곳이 없는 것이다. 다들 남을 믿지 않고 돈만 믿으며, 타인은 아무리 가족이라도 안 믿는다. 가족이라는 것도 한국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 가족끼리도 이해관계 얽히면 고소하고 총쏘는 세상이다. 정서적으로 참 쓸쓸한 세상인 것이다. 이곳 나이든 이민자는 아직 반은 한국 정서가 있어, 정에 기댔다가 이미 많이들 다친 이들이다. 그래서 마음을 닫고, 다정도 병이라는 말처럼, 병이 들었다. 그럼에도, 그런 정에 기대 절에 오는 이들은 쉽게 말해, 이 중은 속인처럼 약지 않고 어리숙하거나 세상물정 모른다고 여겨서다. 나는 어리숙하게 속아준다. 속아준다고 해서 큰 피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신도라고 뭐 그들과 달리 대단한 봉사정신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해도 한두 번 정도지, 내가 하잔다고 오래 희생할 이도 없다. 이민자의 삶이란 정 운운 하기엔 녹록치 않아서다. 모국어 아닌 언어로 생머리 띵띵 아프게 일하다, 저녁이면 지쳐 소진되며, 스트레스 해소할, 일과 후의 만남의 문화도 없고, 겨우 시간 나는 주말엔 밀린 가사에 일주일치 쇼핑에, 여유가 없다. 그렇게 고단하게 살다가 리타이어 하게 되면, 집 한 채 겨우 남고, 거기 혼자 덩그러니, 적막강산이다. 혼자 망상을 키울 수밖에 없도록, 삶이 그렇게 흐른다. 중적으로다가 그때 수행에 시간을 쓴다면 얼마나 마음이 편할까, 안타깝지만, 이미 그땐 빛 들어갈 틈도 없는, 견고하고 어두운 벽을 쌓고, 그 안에 갇힌 뒤다. 출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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