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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귀인 1

2025-01-30

          한달에 한 번씩 베이지역에 강의를 다니고 있다. 고속도로 80을 동서로 오가는 길은 새크라멘토에서 베이까지 한 시간 반 정도의 거리다. 그 사이에 여러 소도시들이 있다. 그 소도시들 중 한 도시의 초입에서 전엔 미처 못 본 호수를 발견한다. 해질녘의 그 호수에 들러보고 싶어서 엑시트로 빠진다. 호수를 한바퀴 돌아보고 나오는데 바퀴에 무언가 걸린다. 내려보니 뾰죽한 바에 걸려 뒷바퀴가 둘 다 플랫이 됐다. 이 때의 나는 셀폰이 없다. 절 전화도 있고 별로 필요치 않아서다. 미국에서의 이런 경우의 수는 준비되어있지 않다. 어떤 차든지 액시트로 들어오길 기다린다. 와중에 히치하이킹이 가능할까, 근처 도시까지 걸어가면 얼마나 걸릴까, 등등을 생각한다. 그러나 호수쪽으로 들어오는 차들은 단 한 대도 없다. 해가 지면 그냥 차에서 밤을 새고, 내일을 모색하자 까지 생각이 이르를 무렵, 커다란 모토싸이클 한 대가 다가온다. 희끗한 수염의 푸른 눈동자의 그는 대뜸 너 왜 여기 서있냐고 묻는다. 나는 타이어가 플랫이 돼서 하나는 스페어로 갈았는데, 두 개가 다 플랫됐다, 셀폰도 없다고, 혹시 전화가 있으면 토우차를 좀 불러줄 수 있겠냐고 한다. 그는 나를 한참을 바라보더니, 너 이곳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줄 아냐며, 아까 고속도로를 두 시간 전에 지나가며 봤는데, 돌아오다 보니 내가 아직도 여기 서 있어서 뭔가 이상해서 와봤다 한다. 진심 고맙다고 한다. 그가 몇 지인에게 전화해서 토우차 전화 번호를 얻어, 다시 토우차에 전화 하는 동안 해는 완전히 진다. 해가 지니 바람은 불고 일교차 큰 사막 기후로 갑자기 추워진다. 나는 너는 가보라고, 토우차 올때까지 차에서 기다리겠다고 한다. 그가 잠시 망설이더니 토우차 올때까지만 같이 있겠다 한다. 모토싸이클에 기대 서있던 그가 갑자기, 너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는다. 간단하게 브리핑을 한다. 한국에서 온 부디스트 미셔너리이고, 새크라멘토에 모나스트리가 있으며, 지금은 베이지역에서 불교 강의를 하고 오는 중이다. 오다가 문득 호수가 보고싶어 들어왔는데, 바닥에 뭐가 있었다고. 서있기엔 너무 춥다. 나는 떨다가 차에 타며, 토우차 올때까지 너도 타라고 한다. 심지어 그는 반팔에 조끼차림이다. 한 번 거절하더니 내가 여러번 권하자 마지못한 듯 차에 탄다. 옆에 앉은 그는 한참 후, 자기는 불교를 모른다고 한다. 궁극적으로 너네가 불교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이냐 묻는다. 나는 갑자기 사성제니 팔정도니 번역해 내기가 어려워서 간단하게 피스풀 마인드? 한다. 그가 빠르게 고개를 주억거린다. 너희가 추구하는 게 피스풀 마인드라는 것을 너를 보니 완전 이해가 된다, 한다. 그러더니, 너는 앞으로 모르는 남자를 차에 태워서는 안된다고 한다. 절대로 해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나중에 듣자하니, 정말 위험했던 상황이었다. 그곳은 밤이면 젊은 갱들이 모이는 장소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 차들을 호수쪽에 못 들어가게 바닥에 철심이 있던 거였다. 불 밝힌 토우차가 온다. 내가 타이어숍까지만 데려다주면 좋겠다 한다. 바이크맨이 토우맨과 오래 얘길 하더니, 이시간엔 문 연 곳도 없고, 교통편도 없으니, 토우차를 타고 집까지 가는 게 최선일 거라 한다. 연락할 곳을 달라고 해서 절 전화번호를 준다. 그는 내가 도착할 시간에 바로 전화할 것이고, 그 시간에 내가 전화 안 받으면 자기가 토우맨 통해 전화를 할 것이며...한다. 생각보다 늦게 도착한 모양이다. 절 전화에 그의 메세지가 두 개나 남겨져 있고, 바로 또 전화가 온다. 잘 도착했고 너무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그의 연락처를 달라고 하니 잊으라고 한다. 나는 절대적으로 은혜를 갚고 싶으니 전화번호 싫으면 땡큐카드 보내게 주소라도 달라고 통사정을 하니, 마지 못해 불러준다. 그는 그 호수가 있는 베커빌 주민이다. 며칠 후, 그로부터 카드와 선물 잘 받았다는 감사 전화를 받는다. 이번 일로 흘미롭게도 불교를 찾아보고 조금 알게 됐다고 고맙다고 한다. 스님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현지인에게서 처음으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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