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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무지막지

2025-05-29

          매주 금강경 강의를 하고 있다. 이때만 해도 한국 중을 못 벗어난 나는 이들이 적어도 금강경을 보진 않았어도 들을 정도는 되겠지 했다. 아차, 싶었으나, 이미 시작했으므로 이근에라도 스치길, 하고 계속하고 있다. 그 어느 일요일, 딱 보기에도 아만통인 보살이 들어온다. 강의 중 늦게 와서는 모두 거실 바닥에 앉아 있는데, 어디서 찾았는지 혼자 의자를 가져와 앉는다. 그리고는 거기 앉아서 금강경을 중얼중얼 읽는다. 한국처럼 저 멀리,도 아니고 바로 코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나는 이뭐꼬, 하곤 강의를 지속한다. 법회를 마치고 공양시간이다. 강의 때 의자에 앉아 있었으므로 바닥에 못 앉을 사정이 혹시 있나, 추측했었으나, 펴놓은 밥상 앞에 멀쩡히 앉는 걸 보고는 역시, 하게 된다. 그 보살이 공양을 마치길 기다린 나는, '공양 다 끝나길 기다렸습니다. 싫은 소리를 좀 하려고요.' 한다. 그이는 뜨악하게 나를 치다 본다. '금강경을 다 익히셨나 봐요, 강을 안 들으길래요. 근데 앞으로도 오래 이 강이 이어질거거든요.' 그래서요? 한다!  '안 오시는 편이 피차를 위해 좋겠습니다.' 그이는 아니, 절이란데가 아무나 다 올 수 있는 거 아니냐며, 오고 싶으면 오는 거 아니나며, 부르르르 대든다. 스님한테 대드는 불자는 여전히 신기하기 그지 없다. '그렇죠. 근데 어느 절에나 들어갈 수 있는 곳과 없은 곳이 다 있어요. 여긴 특별히 좀 더 그러네요. 나는 대중법을 따르지 않는 이는 강의엔 못 들어 온다, 법을 정했습니다.' 아니 뭐 그런 법이 있냐며, 얼굴을 붉히고 목소리를 높이는데, 보살과 함께온 처사가 그이 팔을 끌어당겨 막는다. 돌아가는 그 보살 맘을 안다. 자기 잘못은 없다 여기기 때문에 화가 날 것이다. 무지다. 암튼 불교하러 온 이가 아니면 일찌감치 막아내는 것이 현재로선, 이곳에선, 특히 필요하다. 후에 이이는 베이지역 불자들에게 영화사에 갔는데, 스님이 오지 말라고 했다며, 그럴 수가 있냐며, 흉을 하고 다녔다 한다. 그곳 신도들은 베이에 내가 금강경 강의 다닐때 나를 접한 적이 있는지라, 그 보살의 행을 보니, 왜 영화사에서 쫓겨났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고 했다는 전언이다. 도 닦는 이 욕하는 과보는 지중하다, 경전에 나와 있다. 여전히 지금도 스님 흉을 하고 다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보살이 흉을 할수롤 나는 더 좋은 평판을 받게 되는 이상한 현상이 생겼다. 모두가 감히 상대할 엄두를 못내는 심성 사나운 이들을, 내가 막아낸 격이라, 은근 시원해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몇몇을 정리하고 나자, 좁은 한국 소문 사회에 이 스님이 무섭다, 이름이 나서, 웬만한 이는 안 오는 잇점도 생겼다. 정화가 밖에서 스스로 알아서 이루어지고 있는 격이다. 웬만한 이들이란, 교회 가서 수틀린 사람, 있던 사회에서 뭔가 잘못해서 새 인연처, 새 사람을 물색하는 사람, 시비 걸러 오는 사람, 새로 장사를 시작해서 광고하러 오는 사람...등등, 불교가 1순위가 아닌 사람들이다. 물론, 종교단체도 사회이므로 사교를 위한 공동체 역할을 무시 못한다. 중요한 건, 현재, 영화사는 그런 어중이떠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중이떠중이라고 했다고 화내는 이도 있었다. 뭐 화내는 것도 그쪽 사정이고 과보도 그쪽 사정이니 내 사정 아니다. 반면에 애초에 아무도 원하지 않고 시키지도 않은, 서슬퍼런 정화의 칼을 혼자서 빼든 이상, 가슴 쓰리고 외로워도 킵고잉 할수밖에 없는 것은 또 내 사정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부질 없는 일이었다. 속세에 있을 때도 쓸데없이 정의감만 세서 힘들었다. 때로 이런 점이 집단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큰 역할을 하기도 해서, 전생에도 총대를 자주 매곤 했지만, 이런 입장으로 산단 것은 평생이 외로운 일이다. 혈맹의 동지도 불리하면 끝까지 곁에 있어주지 않는다. 외롭다는 것은 진짜 외로운 것이다. 누구도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없단 것이고, 그렇단 것은 좋거나 애닲거나 기죽거나 불편하거나 눈치볼 사람이,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단 것이다. 세상 편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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