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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동포가 뭣인디

2025-06-26

          이사를 간다고 하니 집주인이 너무 아쉽다고 한다. 여러해 동안 집을 렌트 주었지만, 나처럼 자기 집처럼 돌보고 가든을 가꾸는 이는 처음 봤다고 한다. 특히 새 집을 사서 이사한다니 정말 기쁘기 그지없다 한다. 이사 간단 소문을 듣고 굳이 전화해서 '아하하 이젠 그럼 새크라멘토에서 절이 완전히 없어지는 건가요오오.' 했던 장이라던 동포를 떠올리게 했다. 어쩌나요, 바램과 달리 절을 넓혀 이사가네요, 하니, 전화를 뚝 끊었다. 같은 지역에 살던 이가 떠나는 걸 섭섭해 해야 하는 이는 현지인이 아니라 동포쪽 이어야 하는 게 아닐까. 떠난다니 좋아하는 이가 이교의 성직자라니 믿기가 어렵다. 반면 미국인 집주인은 전에도 손해봐가며 나의 편의를 봐준 적이 있다. 새 집을 사서 이전하기 전에 이사를 갈 뻔한 적이 있었다. 저쪽 절이 비어있고 사람들이 원하니 굳이 집세 쫒기며 살 게 아니라, 일단 장차를 위해  몇 년은 엎어져 있자, 심정으로, 신도들, 특히, 절을 움켜쥐고 안 놓으려던 올구를 겨우 설득해, 영화사를 접고, 그 시비거리 절로 합하기로 하였는데, 이사하기 바로 전날, 어르신으로 부터 없던 일로 하자는 전화를 받았다. 왜냐 묻지 않았다. 당장 내일 집을 비워주기로 하였는데, 그럼 이제 허공에 뜨게 된 영화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더 시급해서였다. 나는 지금까지도 이유를 모른다. 모든 결과엔 이유는 소용 없다. 이유를 안들 결과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암튼 밤새 노심초사 하다 다음날 아침, 계약한 이를 데리고 절에 온 집주인을 붙잡고, 이사를 못가게 됐다며, 위약금을 물라면 물겠다고, 사정 얘길 했더니, 집주인은 스님이 여기 계속 산다면 나는 새사람 들이는 거보다 훨씬 좋다며, 자기가 그 계약자에게 돈을 물어주고 까지 나를 계속 살게 해주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나는 길에서 동포를 보면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달려가 인사 했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반응은 기대완 너무 달라서 당황했다. 한국서는 절 안에만 있으니 속세 사람 만날 일이 없다가, 오래 사랑만 받으며 살던 아이가 처음 구박에 놀라 대응을 못하는 거처럼, 무슨 일일까 어리둥절, 몇 달을 보내었다. 몇 예를 들자면, 한국 마켓에 갔더니, 그 앞에서 포교하던 이교인들이 주보를 턱에 들이미는 걸 눈도 깜짝 않고 했고, 한국 캐셔는 버젓이 승복을 입고 있는데, 아 유 코리안? 하고 짐짓 물었다ㅡ승복은 한복 저고리가 아닌가ㅡ한국인 아니신가, 한복을 모르세요 ? 해줬다. 압권은 한 일간지의 헤드라는 이가 광고를 내줘 인사차 전화 했다며, 말 끝에, 참,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했다!  스님을 스님이라고 부르기 싫으신가봐요, 그냥 미스김이라고 하시든가요, 했더니, 웅얼웅얼 하곤 끊었다. 이곳 동포들은 어찌하여 다 건너편 종교를 갖게 됐는가, 불가사의다. 그보다 어떻게 가르침을 받았기에 외면도 아니고 적의 인지. 아무튼 일련의 사건을 겪은 뒤에, 한국 마켓이나 교포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엔 발을 끊었다. 지금은 웬만한 경우의 수는 다 한 번씩 치르고, 웬만한 동포 태도엔 눈도 깜빡 않는 내공이 붙었다. 그렇게 출몰을 오래 않으니 저쪽서도 손해볼 게 없다 싶었는가 조용해졌다. 살아가면서 봐서 피차 불편한 관계는 빨리 정리하는게 옳다. 잘해보자 들면 소모전이다. 관계의 진전여부는 첫만남에서 이미 정해지고, 후에 다르게 변하는 일은 거의 없다. 사상이 다르면 통은 네버엔딩 스토리다. 중은 나 싫다는 이, 내가 싫은 이, 굳이 안 보고 안 만나려고 중 된 거다. 대부분의 중은 세상을 이미 등진 이들이다.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버리고 훌훌. 그래서 세상과 사람에 대해 크게 마음이 없다. 그래서 오고 싶음 오고 가고 싶음 가라, 자세 때문에 타교와 비교해서 포교에 좀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절에 오고가는 이는 부처님과 상관 있는 것이고, 스님은 신도와 개인적으로 가까워질 일이 없다. 아무튼 거의 모든 교포가 다 건너편 종교에 서 있다보니, 심심산골에 있지 않아도 한국 절보다도 더 무림고원이다. 완전 자유다. 비록 외로울 지언정, 수행엔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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