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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일꾼2

2025-09-25

          들판의 큰 나무 아래, 커다란 데크를 만들겠다 생각하자, 일꾼이 제발로 찾아온다. 지나가다 새 절이 생긴 걸 알고, 뭐 도울 일 없나 하고 들렀다고 한다. 보이는 에너지가 별로지만, 일꾼 구하기 어려우므로 받기로 한다. 구상한 데크 사이즈와 모양을 설명한 뒤, 가격을 물으니, 얼마를 쓰실거냐 한다. 나는 쓸 수 있는 총액수를 말하고, 그 안에서 가능하겠냐 묻는다. 가능하다고 한다. 얼마를 쓰실 거냐 했을 때, 가령 5라 했다면, 한국 중 입장에선 그 5는 인건비 포함, 총비용이다. 중 아니어도, 그건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묻는 일꾼의 의중은 그게 아니다. 그걸 모르고, 또한 상대가 돈을 위해 왔단 생각은 1도 못하고, 비용 얘긴 그저 통상적인 형식절차라 여긴다. 그렇다고 공사비를 안 줄 건 아니지만, 돈보다 불사를 하고싶어서 왔다고 믿는다. 절에 찾아온 타인들을 모두 불자로 본단 것을 본인만 모른다. 며칠 후, 그는 일을 다 마치었다며 간다고 한다. 가 보니, 데크 상단 부분 한 면을 완성하지 않았다. 돈이 부족해서 나무 하나를 살 수 없었다며 나중에 하나 사서 붙이시라, 한다. ??? 애초 일 시작할 때 나는 이 이에게 말했다. 돈이 모자르면 간다,로 엄포 놓지 말고, 그냥 돈을 더 달라고 해라, 속이지 말라. 그런데 전의 일꾼들 하고 똑같이 일을 마치지 읺고 간다는 것이다. 마무리 하려면 얼마 더 들겠냐, 끝내고 가라 하니, 그는 인건비부터 먼저 달라고 한다. ??? 5천에 인건비까지 포함 아니냐고 하자, 아니라고, 재료비라고 한다! 돈 문제를 떠나, 왜 늘 뒤에 딴소리를 하는지가 이해불가다. 하지만 속으론, 이미 속았고, 이것이 노가다 매뉴얼이구나, 퍼뜩 알아진다. 와중에 일이 완성 안되었는데 철수 하겠다 하면, 일 맡긴 이는 마음이 급해져서, 갑자기 을이 될 수밖에 없겠구나, 그들 입장에선, 다 해놨는데 돈을 못 받으면 해 논 걸 뜯어갈 수도 없고, 것도 난감하겠구나, 그래서, 어떤 장치를 자체적으로 마련한 것일 수도 있겠구나, 이해 해보려 한다. 하지만, 이해한다 해도, 또 어거지를 당하니, 어리석은 중생심이 인타까워 눈물이 나도 몰래 뚝뚝 떨어진다. 그는 좀 당황하며 인건비를 주면, 나무 하나 사다가 마저 하겠다며, 그 비용은 안 줘도 된다고 어물어물 한다. 나는 데크 완성 필요 없고, 마무리 안해도 되니, 그냥 가라, 대신 세세생생 그걸 볼때마다 네 생각을 하겠다, 한다. 그는 중차대한 속 말 뜻 따윈 알 바 없고, 인건비 안 주면 못간다, 험해진다. 준다. 다음날, 공양하고 있는데, 그가 결산서라며 에이포 종이 몇 장을 들고 온다. 나는 그도, 종이도 보지 않는다. 뭔가 심중에 걸리니 왔을테고, 양심이 조금이라도 아팠으면 된거라 여긴다. 그가 간 뒤 보니 데크 귀퉁이는 언제 했는 지 마저 완성되어 있다. 공사비용 5천은 인건비 포함, 적당한 가격이었지만, 중간에 설사 돈이 좀 부족해도, 신심으로 그가 데크를 완성해 줄 거라 여긴 건 순진한 내 생각이다. 불자가 아닌 사람의 심중을 알지 못해서다. 그리고 스님을 속이랴, 가 아직 있던 때다. 물론 한국인 아닌 일꾼을 쓸 땐 당연히 계약서를 쓴다. 내가 안 쓰고 싶어도, 저쪽에서 먼저 가져온다. 그것은 룰이다. 그런 룰을 깨고 한국사람과는 구두로 합의 하게 되는 건, 일종의 동포에 대한 믿음 같은 거다. 애초 계약서를 들고 오지도 않는다. 올 땐 불자연 굴고, 나중에는 뒤통수를 친다. 스님 입장에선 그 웃던 얼굴이 공갈협박으로 나올 건 생각도 못한다. 절 일에 속인다는 건, 스님 세상엔 없다. 그들에겐 절에 대한 향심은 1도 없단 것을, 이후 몇 번 당한 뒤 알게 된다. '도울'이 돕겠다가 아니라, 돈을 달라, 임을 안다. 시세를 모르고, 일꾼세상을 모르던 시절 인연에서, 내 세상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지금은 스마트 폰에 들어가면 재료비와 일꾼에게 얼마가 적당한 지도 다 알려줘서, 적어도 큰 손해는 안보며, 네고시도 편하다. 찾아온 일꾼이 불자라고 말해도, 불자거니 믿는 따윈 안한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너,를 믿고 싶은 사람이다. 시시비비 보단 속는 게 낫고, 일만 된다면, 뭐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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